독서 이야기 2015.02.1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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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친해지면 업수이 여긴다


사람들이 처음으로 낙타를 보았을 때 그 엄청난 크기에 겁을 먹고 도망갔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낙타가 점잖은 짐승임을 알고 용기를 내어 가까이 갔습니다. 점차 사람들은 낙타가 성낼 줄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낙타를 업신여겨 그 위에 고삐를 얹고 아이들로 하여금 몰게 하였습니다. (중략)

'이솝(Aesop)', 『이솝 우화집』, 민음사, 2003, p.237.



    성인이 되어 다시 읽은 『이솝 우화집』은 어린 시절 동심을 풍부하게 해줬던 동물 친구들 이야기가 아니었다. 책에는 불화와 배신이 가득했고 선행만을 베풀었으나 불행해지는 모순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다시 읽은 『이솝 우화집』은 내게 실망보다 '새로운 교훈'으로 다가왔다. 비록 예전에 사이좋은 사자와 생쥐를 보며 느꼈던 happily ever after는 없었으나, 인간과 세상에 대한 현실적인 통찰과 비판이 담긴 풍자들에서 공감을 찾을 수 있던 것은 나 또한 삶을 살아오며 속세에 물든 탓이리라. 그래, 왠지 모를 씁쓸함이 나이가 들었다는 피상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닐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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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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