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야기 2012. 2. 6. 21:55
이 포스트는 2010/08/07 작성한 것을 재탕(…)한 내용입니다.

  당돌한 신인, 'miss A'의 『Bad Girl Good Girl』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내가 나일 수 있게, 자유롭게 두고 멀리서 바라보는 (후략)

  자신의 개성을 존중까지는 아니더라도 이해해 줄 수 있는 인연을 찾는다는 이 가사가, 현란한 그들의 퍼포먼스를 보던 나의 뇌리에 스쳤다. 우리는 과연 상대의 개성을 사랑할, 혹은 이미 사랑하고 있을까. 반대로 사랑하는 이에게 꾸밈없는─'예의를 차리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나 그대로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나도 한때는 소개팅이나 미팅을 위해 선호하는 패션 대신 다른 것을, 먹고픈 음식 대신 다른 것을, 즐기는 취미보다 다른 것에 관심이 있는 '척' 했었다. 그러나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불편하기만 할 뿐, 오히려 부자연스러워서 결국엔 상대보다 내가 먼저 지치곤 했다. 그리고 본래의 내 모습을 보여주기가 왠지 두려워지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면 싫어하지 않을까? 나에 대해 분명히 실망할 거야」라고 지레짐작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모든 본능이 그렇듯 개성도 마찬가지로 강제로 억누를수록 더욱더 그 틈새를 비집고 수면 위로 나오려 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원래 알고 있던 사이가 아니라면, 첫 만남부터 내 모든 걸 전부 노출하는 건 바보 같은 일이다─뭐, 천생연분이라면 아닐 수도 있겠지. 하지만 어느 정도의 꾸밈과 절제로 상대에게 신비로움을 심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가는 것 또한 사랑의 참 매력 중 하나이니까. 반대로 지나친 자기포장으로 상대 앞에서 자신을 완전히 내버리는, 이른바 이중생활을 할 지정까지 이르는 것도 안 하니만 못한 사랑이 되리라.

  나도 나이가 드는 건지, 예전만큼 절박함(?)이 없는 건지, 무조건 외적인 이상형만을 목표로 인연을 찾는 것에 점점 흥미가 떨어진다.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랑과 사랑하고 싶다. 물론 나 역시 상대의 개성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하겠지만….


Posted by 비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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