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야기 2012. 2. 16. 12:50
  미국에 온 지 오늘로 이틀째다. 13시간이라는 비행시간은 생각보단 길지 않았다. 단독 외국여행이 처음이어서 그랬는지 이것저것 신기한 것이 많아서 지루한 적도 없었다. 아무래도 '대한항공'이었기에 여러모로 편하게 온 듯. 이에 대해 도움 주신 이모부와 이모께 큰 감사를 드렸다. 다만 기대했던 입국심사는 완전 이게뭥미? 수준으로 싱거웠음. 오히려 세관검사 때 곤혹을 좀 겪었는데 '김'만 가져왔다고 했건만 가방에 있던 찐빵(…)이 걸렸던 것. ;;; 그러나 안에 소가 육류가 아닌 것만 확인하고는 보내줬다─육류는 반입금지 품목.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IAD)'에서 1시간가량 차를 타고 도착한 '볼티모어(Baltimore)'의 이모네 집은 정말 근사 그 자체였다. 과장 좀 섞어 영화에서만 보던 베벌리 힐스풍 동네의 주차장을 지닌 이층집! 안에는 좀 휑하긴 해도 현대 미국식 카펫과 구조, 그리고 이모의 한국식 인테리어가 더해져 더없이 멋진 집이 탄생한 듯했다. 내가 이모네 집에서 처음 본 것은 내 방 화장실의 편지였다. 「집처럼 편하게 묵고 멋진 여행을 바란다」는 편지의 한 글자 한 글자에서 이모의 따뜻하고 깊은 배려심이 묻어났다.


  그.러.나. 이모의 특제 요리라고 하기엔 너무 자주 먹은, '소꼬리 곰탕'으로 배를 채운 후 도착한 가게의 분위기는 집과는 정반대였다.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나, 이 정도로 위축되리라곤 생각도 못했…. ;; 흑형이 주로 사는 '에드몬슨 에브뉴(Edmondson Eve.)'에 위치한 이모네 '리쿼 스토어(liquor store)'는 매장이 유리로 막혀 돈을 받고 물건을 주는 식의 영업을 하는 곳이었다. 덩치가 산만한 흑인이 알아듣지 못할 억양으로 내 옷가지를 '호모색히(faggy)'같다며 놀릴 땐 수치스러우면서도 정말 어떻게 되는 게 아닐까 무서웠다─진짜 오해사고 싶지 않으면 미국에선 옷 좀 여유 있게 입는 게 좋음. 스키니 or 브이넥 = 나 게이, got it? 이모부와 이모께선 이런 곳에서 아침 10시부터 자정까지 일하신다니…. 찬란한 빛의 뒤편에는 칠흑 같은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아직은… 가게 가기가 조금은 두렵다. 그러나 이모부와 이모가 수고하시는 곳이고 '빛'을 만드는 진짜 일터이기에 난 이 장소를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여전히 흑형의 억양은 알아듣기 어렵고 가게 물건도 뭐가 뭔지 모르지만, 차근차근 배워 두 분께 작은 힘이 되고 싶다. 이모가 내게 오자마자 해준 말이 있다, 「노력하되 자랑하지 말고, 수고하며 감사하며, 봉사하되 겸손하라」는 가르침. 그래! 감사하자. 내일은 웃으며 흑형 친구를 맏아 보자!

21/OCT/2011


Posted by 비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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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OT FOUND 2012.02.16 20: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좋은 이모님이시네요. 미쿡에 가셨다니 완전 부럽습니다.
    이모네집도 너무 근사합니다. 앞으로의 리뷰가 기대됩니다^^

  2. 드래곤포토 2012.02.17 2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처음 미국여행시 입국신고서를 쓰지않아 공항에서 애를 먹었던적이 있었지요
    다음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02.19 13: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드라마에나오던 미국집(?) 느껴보고 싶네요..잘봤습니다 ^^

  4. Konn 2012.03.19 2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에서도 스키니를 아주 안 입는건 아니지만 스키니 = 게이,혹은 게이스럽다라는 시각이 존재하긴하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