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야기 2012. 2. 29. 12:56
  오늘도 가게에서 집에 와 씻고 잠자리에 누우니 어느새 오전 1시 반이다. 이러니 가게에선 쪽잠을 잘 수밖에 없고 퇴근 길 차 안에선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하다 자기 일쑤다. 한국에서 이모를 뵀을 때 이런 상황을 상상이나 했던가. 이모의 겉모습만 보고 무조건 풍족하고 여유가 넘치리라 생각했던 나 자신이 한심해진다.

  오늘은 가게에서 복권 기계를 만져 봤다. 처음으로 손님도 받고 돈도 계산했다. 점점 리쿼 스토어에 익숙해 지는 걸까. 그동안은 가게에서 내내 우두커니 아이폰만 만지작댔는데 잉여잉여 이제 조금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나름 뿌듯하다.


  잠깐 복권에 대해 언급하자면, 미국의 복권 시스템은 우리와 비슷하기도 다르기도 하다. 워낙 땅이 크고 인구도 많다 보니 게임은 국가가 아닌 주 단위로 운영하며 '메릴랜드(Maryland)'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픽 3(Pick 3)'와 '픽 4(Pick 4)'다─우리나라 로또와 비슷한 '메가 밀리언즈(Mega Millions)'이나 '멀티 매치(Multi Match)', '파워 볼(Power Ball)' 등의 게임도 있는데 요건 주마다 2번씩 이루어짐. 게임은 매일 주간과 야간 2차례에 걸쳐 이루어지고 1회당 $0.50에서 $1.00까지 배팅할 수 있다. 말 그대로 픽 3는 세 자리 숫자를 고르는 것이고 픽 4는 네 자리 숫자를 고르는 것이다. 로또처럼 원하는 숫자를 규격시트나 종이에 쓰거나 '퀵 픽(quick pick)'걍 랜덤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숫자를 직접 불러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처음에 정말 엄청나게 고생했다. 아무리 숫자래도 말하는 것보다 이해하는 게 느리다 보니 손님이 빡치기 일쑤(…) 외국인이라 봐주고 이런 거 없다. 쌍욕크리 바로 날라옴. 왜? 내 돈 걸렸으니까. 종이로 써주는 넘은 진짜 양반이다. 어쩌다 재수 없게 「6일 간 전부 저녁만 1234 달러 스트레잇과 박스 50로 주쇼(Let me get… 1234 straight for dallor and box for 50 per 6 days, only night)」 이딴 주문하는 후레자식이 걸린다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마지막까지 34(34**)와 3・4(444)의 구분은 날 미치게 함.

  여기에 또 '스트레잇(straight)'과 '박스(box)'라는 시스템으로 게임이 갈리는데 스트레잇은 순서까지 맞는 것이고 박스는 순서 상관없이 숫자만 맞으면 장땡이다. 당근 배당금은 스트레잇이 높고 두 개 동시에 배팅도 가능하다. 픽 3의 스트레잇 당첨금은 $500이고 박스는 변수에 따라 당첨금이 $80이나 $160이 된다─박스로 122 고를 때와 123 고를 때의 차이. 생각보다 액수가 적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평균이 10번씩 찍거나 동일 숫자로 중복해 배팅하는 사람이 많고 픽 4가 되면 판이 $5,000까지 커지기 때문에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어떤 손님은 매일 하루에 거의 $100씩 찍고 가고 단골손님도 꽤 많다. 인생 한 방 노리는 것은 어딜 가나 마찬가진 듯. 어쩌다 팁이 생기면 나도 그걸로 한번씩 해보고 그랬는데 「역시 되는 놈만 되더라」라는 값진 교훈만 얻음(…)


  여튼 얼마 후면 가게 형님이 결혼하셔서 당분간 내가 그 자리를 메꿔야 하는데 걱정이다. 어서 배워서 익숙해지도록 해야겠음! 이번 주 주말에는 '오션 시티(Ocean City)'라는 곳에 가고 다음 주에는 드.디.어. '뉴욕(New York)'으로 여행을 떠난다. 기대가 크다. 패키지 투어라 그닥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개인적인 계획이 없는 내겐 어쩌면 안성맞춤식 여행일 것이다. 기다려라, 뉴욕아~ 내가 간다!

25/OCT/2011


Posted by 비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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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02.29 1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어렵네요...ㄷㄷ 알면 알수록 신기한 미국의 세계입니다 ㅎㅎ

  2. 레이니아 2012.02.29 14: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에 계신가 보군요:)
    조금은 독특하면서 신기한 복권 시스템이로군요.
    여기저 거기나 인생역전을 노리시는 분들은 많은 것 같아요^^;

  3. 헬로쌤 2012.03.05 14: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마다 다른 복권이야기 흥미로운 내용 잘봤습니다 :D

  4. 드래곤포토 2012.03.10 2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느나라든 마찬가지 인것 같습니다.
    여행기 기대합니다. ^^

  5. 핑구야 날자 2012.03.17 12: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러워요,,, 뉴욕에 가시면 멋진 사진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