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 2012. 2. 3. 21:55
이 포스트는 2011/05/16 작성한 것을 재탕(…)한 내용입니다.



  요즘 팝계에서 '레이디 가가(Lady GaGa)'와 더불어 가장 잘 나가는 가수라면 단연 '케이티 페리(Katy Perry)'를 꼽을 수 있다. 작년에 릴리즈된 『Teenage Dream』이 발표하는 싱글마다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석권하며 대박이 났기 때문이다. 그 4번 째 싱글인 『E.T.』 역시 칸예버프를 받아 지난 주까지 차트 1위를 유지하며 5주 동안 1위를 해먹은 '괴물급' 싱글이다─여담이지만 케이티는 지지리도 상복이 없는 듯. 저번 그래미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빌보드 어워즈에선 아예 노미조차 되지 않았으니. ;;

  노래만큼이나 뮤비도 대박인데, 감독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나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과 작업해 온 '플로리아 시기스먼디(Floria Sigismondi)'라는 아티스트다. 여성 감독이지만 그녀의 작품은 매우 어두운 분위기를 지니며 기괴하고 그로테스크한 영상으로 가득차 있다. 그럼 주목 포인트 세 가지─'고유하고 독창적인 개성,' '단편적 이미지의 삽입' 그리고 '천을 이용한 표현'─를 중심으로 뮤비를 살펴보도록 하자.

(1) 고유하고 독창적인 개성

감독으로서 개성을 지닌다는 것은 중요하다. 가수나 노래의 컨셉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신만이 지닌 '고유하고 독창적인 개성'을 작품 내에 부여하는 것이 진정한 감독의 몫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곡의 이미지가 가사나 노래의 컨셉이 아닌 뮤직 비디오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이다. 그런 부분에서 시기스먼디 감독이 지닌 개성은 분명한데, 끔찍하고 퇴폐적인 동시에 우아하고 신비로운 이미지가 그것이다. 예쁘고 고운 것보다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가 인간의 말초신경을 건드린다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다. 작품 내 독특하고 화려한 의상 역시 시기스먼디 감독만의 주요 포인트인데, 이번 뮤비에서도 게임, 『스타크래프트(StarCraft)』의 '캐리건(Kerrigan)'─또는 그리스 신화의 '메두사'─을 연상케 하는 악세서리와 기모노풍의 드레스로 외계인 컨셉을 표현해냈다.

(2) 단편적 이미지의 삽입

패션 사진작가로 처음 데뷔한 시기스먼디 감독의 작품에는 단편적인 이미지가 자주 등장한다. 이는 대부분 이질적이고 자극적인 이미지로, 내용을 강조하며 시선을 사로잡는 효과에 기인한 것이다. 『E.T.』에서 중간중간 나오는 동·식물의 다큐 비슷한 영상은 차례로 '탄생과 성장 → (날고 움직이는) 약동 → 적자생존, 싸움과 전쟁 → 파멸과 죽음 → 사랑과 생식'이라는 이미지를 대변하며, '생명에 대한 본연적 흐름과 나아가 지구의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참고로 이 뮤비의 스토리는 여러 클리셰를 떠오르게 한다. 전쟁과 극도의 산업화로 멸망한 지구에 외계인이 찾아와 생명에 대한 기억과 희망을 부여하는 장면은 영화, 『에이 아이(A.I.)』나 『월-E(WALL-E)』를 연상케 하며, 남성이 미녀의 키스로 본 모습을 되찾는 내용은 동화, 『개구리 왕자』의 모티브와 겹친다─여담이지만 아웃트로의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나아가는 연인의 모습에서 『E.T.』와 표절 시비가 났던 '타투(t.A.T.u.)'의 『All the Things She Said』의 마지막 장면이 떠올랐다, 아마 우연이겠지.

(3) 천을 이용한 표현

『Heartbreaker』편에서도 천을 이용한 효과를 언급한 바 있다. 플로리아 시기스먼디는 이 방면에서 단연 최고의 감각을 지닌 감독인데, 특히 천이 펄럭일 때 느껴지는 질감이나 느낌을 캐치해 내는 스킬은 독보적인 수준이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Fighter』에서 천은 단순히 의상이나 소품 이상의 느낌을 표현하는 소재로 쓰여지며 마치 그녀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생명체처럼 보인다. 『E.T.』의 뮤비에서 케이티가 지구에 도착해 로봇과 만나는 장면에서 그녀의 뒤로 꼬리처럼 펄럭이는 천은 개인적으로 최고로 꼽는 연출이다─정말로 한동안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런 기술에 있어 나름의 노하우를 갖는 것도 매력적인 감독으로서 지녀야 하는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사실 플로리아 시기스먼디나 전편에 소개한 조나스 애커룬드는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진출한 감독들이다. 나도 언젠가 그들처럼 내로라하는 팝스타들과 작업하며 뮤직 비디오를 연출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무리하고 싶다.


Posted by 비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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